보건교사 안은영 도서의 저자 소개, 줄거리, 주제 분석, 느낀 점

『보건교사 안은영』 리뷰 – 젤리 귀신을 퇴치하는 교사 이야기

『보건교사 안은영』은 정세랑 작가의 대표작으로, 평범해 보이지만 실은 영적인 능력을 지닌 보건교사 안은영이 학교 곳곳에 출몰하는 귀신을 퇴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신선한 설정과 독특한 세계관, 따뜻한 시선으로 사랑받으며 넷플릭스 드라마로도 제작된 이 작품은 오늘날 한국 장르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수작입니다. 가볍고 유쾌하면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그런 특별한 이야기의 세계로 함께 들어가볼까요?

저자 소개

정세랑 작가는 2000년대 이후 한국 문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 중 한 명으로, 경쾌하고 독특한 상상력, 현실과 환상을 자연스럽게 오가는 문체로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특히 2030 여성 독자층에게 강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보건교사 안은영』 외에도 『시선으로부터,』, 『이만큼 가까이』, 『덧니가 보고 싶어』 등의 작품으로 감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절묘하게 엮어냅니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작가 특유의 따뜻한 페미니즘적 시각과 판타지적 장치를 결합해, 독자들이 현실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특히 인물에 대한 사랑과 개별 존재들의 서사를 섬세하게 그리는 능력은 정세랑 작가만의 강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줄거리

안은영은 평범한 보건교사지만, 사실은 죽은 사람의 영혼이나 찌꺼기를 ‘젤리’ 형태로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물입니다. 그녀는 낮에는 학교 보건실에서 학생들을 돌보고, 밤에는 학교 곳곳에 출몰하는 젤리 귀신들을 퇴치하는 이중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느 날, 새로 부임한 한문 교사 ‘홍인표’가 등장하면서 그녀의 세계는 조금씩 바뀌기 시작합니다. 인표는 몸 자체에 강력한 에너지를 품고 있어 은영이 귀신을 처리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되는 존재입니다. 소설은 이들이 함께 젤리 귀신들을 정화하고 학교라는 작은 세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작고 소외된 존재들에게도 의미와 사연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유대를 통해 세상이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이 이야기 전반을 따뜻하게 감쌉니다.

주제 분석

『보건교사 안은영』은 단순한 판타지 소설이 아닙니다. 이 소설이 가진 진짜 힘은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젤리는 단순한 귀신이 아니라, 누군가의 원한, 외로움, 상처, 슬픔이 뭉쳐진 에너지입니다. 작가는 이 젤리를 통해 우리가 무심히 지나쳤던 고통과 감정을 시각화하며, 그것들을 치유하려는 은영의 태도에서 진정한 연대와 책임을 이야기합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주제는 여성의 주체성과 독립성입니다. 은영은 누군가의 도움을 기대기보다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인물입니다. 물론 인표의 존재가 그녀에게 도움이 되긴 하지만, 그것이 전적으로 은영을 구원하는 방식은 아닙니다. 은영은 끝까지 ‘자신의 싸움’을 스스로 해나가는 존재로 그려지며, 이를 통해 여성 주체 서사로서의 힘을 갖게 됩니다. 또한 학교라는 공간은 작지만 밀도 높은 사회로서, 다양한 인간 군상이 교차하며 살아가는 축소판입니다. 작가는 그 속에서 ‘이상한 것’ 혹은 ‘불편한 것’이 실은 가장 중요한 가치일 수 있음을 유쾌한 판타지로 말해줍니다.

느낀점

『보건교사 안은영』은 읽는 내내 미소 짓게 만드는 따뜻함과 동시에, 문득 멈춰 서서 곱씹게 만드는 메시지를 품고 있는 작품입니다. 특히 정세랑 작가 특유의 위트 있는 문장과 인물 간의 사랑스러운 대화들은 독서의 즐거움을 배가시킵니다. 은영이라는 캐릭터는 단순히 영적 능력을 지닌 히어로가 아니라, 불완전함과 지친 현실 속에서도 누군가의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다가가는 존재입니다. 이 점에서 독자들은 ‘나도 누군가의 은영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품게 되죠. 넷플릭스 드라마도 흥미롭지만, 소설이 주는 내면의 결은 훨씬 더 섬세하고 깊습니다. 단순한 유령 퇴치 이야기로 시작했다가, 마지막에는 삶의 방향성과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책입니다. 소설을 다 읽고 나면, 누군가의 마음속 젤리를 살펴보고 싶어지는 따뜻한 감정이 남습니다. 일상 속에서 보이지 않는 상처와 외로움을 끌어안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히어로의 모습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