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까지 가자 도서의 저자 소개, 줄거리, 주제 분석, 느낀 점

『달까지 가자』 리뷰 - 현실과 욕망 사이,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달까지 가자』는 장류진 작가가 2023년에 발표한 장편소설로, 출간 직후부터 베스트셀러 목록을 휩쓴 화제작이다. 평범한 직장인들이 상사의 비리로 인해 우연히 마주한 거액의 돈,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선택과 고민을 빠른 전개와 재치 있는 문체로 풀어낸다. 직장 생활, 청년 세대의 현실, 윤리적 딜레마 등 다양한 주제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녹여낸 이 작품은,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저자 소개 - 장류진, 현실을 날카롭게 포착하는 신세대 이야기꾼
장류진 작가는 『일의 기쁨과 슬픔』으로 큰 주목을 받은 이후,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의 감정과 고민을 정밀하게 포착해내는 능력으로 독자들의 큰 지지를 받아왔다. 그녀는 특히 '직장'이라는 공간을 무대로 삼아, 평범한 인물들의 이야기 속에서 오늘날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인간의 내면을 그려낸다. 장류진의 글은 무겁지 않지만 결코 가볍지 않으며, 일상의 언어로 삶의 진실을 건드리는 데 능숙하다. 『달까지 가자』는 그녀의 첫 장편소설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이전의 단편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던 서사적 확장성과 깊이를 담아낸 이 작품은, 직장 내 권력 관계, 윤리적 갈등, 개인의 선택과 욕망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장류진은 인물 간의 대화를 통해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메시지를 전달하며, 현실의 아이러니를 날카로운 통찰로 드러낸다. 이 소설을 통해 그녀는 현대 소설이 지닌 사회적 기능을 다시 한 번 증명해 보였다.
줄거리 - ‘우리는 훔치지 않았다, 그냥 주웠을 뿐이다’
『달까지 가자』는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 ‘나’와 동료들이 겪는 기이한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야기의 발단은 회사의 회계 파일에서 우연히 발견한 '숨겨진 계좌'다. 거기엔 놀랍게도 회장 명의로 관리되던 비자금 수십억 원이 있었다. 처음엔 그저 넘겨보려 했던 그들은, 점차 그 돈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끝내 ‘이 돈을 건드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등장인물 각자의 가치관, 윤리의식, 욕망이 격렬하게 충돌한다. 누군가는 현실의 벽을 절감하며 더는 도덕적일 수 없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이건 우리가 훔친 게 아니라 주운 것”이라며 자신을 합리화한다. 이야기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로 흘러가지 않는다. 오히려 이 비자금이라는 ‘기회’를 통해 등장인물들의 내면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인간의 심리가 어떻게 무너지고, 타협하고, 갈등하는지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달까지 가자’라는 제목은 단순한 희망적 은유가 아니라, 비윤리적 선택을 정당화하려는 그들의 슬로건이자 자조적인 외침이다. 소설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는 더욱 빠른 호흡을 타며 전개되고, 독자는 이들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끝내 무엇을 잃게 되는지를 지켜보게 된다.
주제 분석 - 윤리와 생존 사이, 선택의 무게
『달까지 가자』는 단순히 돈을 둘러싼 해프닝을 그리는 소설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왜 살아가는가’, ‘무엇이 올바른가’, ‘이 시대에 윤리란 무엇인가’ 같은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특히 청년 세대에게 자주 이야기되는 ‘공정’, ‘기회’, ‘불평등’ 같은 키워드가 이 소설의 바탕에 깔려 있다. 비자금을 횡령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였다면, 이들은 그런 선택 앞에 서지 않았을 것이다. 소설은 그 지점에서 우리의 현실을 꼬집는다. 또한 ‘직장’이라는 공간은 단순히 생계를 위한 장소가 아니라, 개인의 가치와 존엄성, 선택이 시험받는 사회의 축소판으로 그려진다. 회장의 비리를 알면서도 말하지 못하는 구조, 상사의 눈치를 보며 살아가는 조직 문화, 출세와 생존을 위해 타협하게 되는 순간들. 이런 요소들이 독자에게 진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도덕'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독자는 이들의 행동에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 그것이 장류진 소설의 힘이다. 비판도, 미화도 없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우리는 우리 자신의 선택을 돌아보게 된다.
느낀점 - 무거운 현실 속에서 묻는 작은 질문들
『달까지 가자』를 읽고 나면, 누구나 한 번쯤 이렇게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나라면 그 돈을 건드렸을까?” 이 책은 단순한 범죄소설도 아니고, 가볍게 웃어넘길 이야기 또한 아니다. 각자의 현실 속에서 매일같이 타협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아주 현실적이고 날카로운 거울을 들이민다. 특히 인물들의 대화는 생생하고, 그들의 갈등은 작위적이지 않다. 회장님의 비리를 덮으며 살아온 구조와, 그 안에서 억눌려온 감정들이 터져 나오는 순간들은 매우 현실적이다. 우리가 자주 외면하는 조직의 부조리, 청년 세대의 좌절, 불공정한 사회 구조가 이 작품 안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 쉰다. 무엇보다 ‘달까지 가자’는 그저 돈을 벌자는 말이 아니다. 이 말에는 ‘더 나은 삶을 향한 갈망’,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욕망’, ‘한 번쯤은 제대로 살아보고 싶은 희망’이 응축되어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은 단순한 해프닝 그 이상이다. 누구나 가진 속내를 들여다보고, 우리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게 만드는 작품이다. 현실적인 이야기, 빠른 전개, 적절한 긴장감, 공감 가는 인물들까지. 『달까지 가자』는 현재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이 반드시 한 번쯤은 읽어야 할, 그리고 곱씹어야 할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