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 리뷰 - 소외와 회복의 진심을 담은 청소년 성장소설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는 황영미 작가가 2019년에 발표한 청소년 성장소설로, 현실의 중학생들이 겪는 외로움과 소외, 그리고 회복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주인공 '선유'는 이유도 모른 채 따돌림을 당하며, 글쓰기와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아 나간다. 이 작품은 단순히 왕따 문제를 다루는 것을 넘어, 청소년기의 자기 정체성과 연대, 회복을 따뜻하고도 깊이 있게 담아낸다.
저자 소개 - 황영미, 청소년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작가
황영미 작가는 오랜 기간 청소년 문학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10대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성장 과정을 진지하고 섬세하게 그려왔다.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로 제1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문단에 등장한 이후, 청소년 독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녀의 글은 단순한 훈계나 교훈을 전하기보다, 독자가 주인공과 함께 느끼고 공감하도록 이끄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체리새우』에서는 일상적인 학교생활과 친구 관계, 그 안에서 벌어지는 보이지 않는 폭력을 날카롭게 포착하면서도, 인물 각각의 사연과 감정에 깊이를 부여한다. 황영미는 청소년을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만 그리지 않고, 충분히 스스로 생각하고 변화할 수 있는 존재로 존중한다. 그런 점에서 그녀의 작품은 단순히 청소년문학에 국한되지 않고, 세대 간 공감의 문학으로 확장된다.
줄거리 - 선유의 ‘비밀글’ 속에 숨겨진 성장의 흔적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는 중학교 2학년 학생인 ‘선유’가 이유도 모른 채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면서 시작된다. 친구들 사이에서 멀어지고, 말 한마디조차 조심스러워진 선유는 블로그에 ‘체리새우’라는 닉네임으로 자신의 감정을 풀어낸다. 온라인 공간에서나마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었던 선유는, 현실 속에서는 점점 더 위축되어 간다. 그러던 중 같은 반 친구 ‘윤주’가 선유의 블로그를 알게 되고, 그녀의 글을 통해 선유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동시에 독서토론 동아리 활동을 통해 선유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과의 교류 속에서 조금씩 상처를 회복해 간다. 이야기는 선유의 내면을 따라가며, 그녀가 겪는 감정 변화와 자신에 대한 이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들을 정밀하게 포착한다. 소설의 말미에 이르면 선유는 과거의 자신을 마주하고, 더 이상 피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누구도 완벽하진 않지만,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 속에 관계가 회복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이야기는 따뜻한 여운을 남긴다.
주제 분석 - 관계 속에서 자라나는 자기존중과 회복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는 왕따 문제라는 무거운 주제를 중심에 놓지만, 그것을 다루는 방식은 자극적이지 않고 매우 절제되어 있다. 이 작품이 가진 힘은 바로 그 ‘잔잔함’에 있다. 선유의 시선을 따라가며 우리는 관계 속에서 쉽게 상처받고 또 상처를 주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바라보게 된다. 그러나 동시에 그 관계 속에서 회복과 이해, 연대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놓치지 않는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글쓰기’가 주는 치유의 힘이다. 선유는 직접 말하지 못하는 감정과 생각을 블로그에 써 내려가면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결국엔 스스로를 수용하는 과정을 겪는다. 작가는 온라인 공간의 순기능을 조명하면서, 청소년에게 필요한 건 거창한 해결책이 아니라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창구와 진심 어린 관심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소설은 또한 주변 인물들을 통해 다양한 관계의 층위를 보여준다. 처음엔 적대적이었던 친구들도 저마다의 아픔을 지니고 있으며, 그것이 폭력으로 변했을 때 더 큰 고통을 낳는다는 것을 말한다. 결국 『체리새우』는 인간 관계의 복잡성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연민, 용서, 자존감 회복이라는 주제를 유연하게 엮어낸다.
느낀점 - 사춘기의 나에게 보내는 가장 따뜻한 편지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를 읽고 나면 문득 중학생 시절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이유도 모른 채 외로웠던 순간, 괜히 눈치 보며 말을 아꼈던 시간, 그리고 혼자만 세상에서 튕겨 나간 기분이 들던 날들. 이 책은 그런 기억들을 다시 떠올리게 하면서도, 그 시절의 나를 다정하게 안아주는 작품이다. ‘그때 너는 잘못한 게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듯한 문장 하나하나에 울컥하게 된다. 특히 선유가 겪는 감정의 디테일이 매우 현실적이고 공감 간다. 소외감, 분노, 슬픔, 회복까지의 여정은 단순한 극복 서사가 아니라, 끊임없는 내적 대화와 작은 용기의 반복이다. 독서토론 모임에서 조금씩 자신을 표현해 가는 선유의 모습은 모든 이들에게 ‘나도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말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을 전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청소년 독자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필요하다. 우리는 종종 청소년의 감정을 ‘유치하다’며 쉽게 넘기지만, 사실 그 시절이 우리 인생에서 가장 감정이 진하고 솔직했던 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체리새우』는 그 기억을 소중히 여기게 해주며, 관계에서 상처받은 모든 이들에게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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